사장된 'punch 시술' 활용, 세포층 위아래 바꿔 'SST'로 개발…급여적용까지
저출력 에너지 방식 치료법인 'GPT'로 1세 이하 아이들 치료도 가능해져
▲(좌)대피연 김동석 명예회장, (우) 허훈 회장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백반증과 밀크커피 반점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치료법이 국내 피부과 관련 연구회에서 소개됐다.
지난 6일,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이하 대피연) 김동석 명예회장(유레카피부과)과 허훈 회장(평촌초이스피부과)은 더케이호텔에서 제17차 춘계심포지엄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를 밝혔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대피연 회장을 역임하며 연구회 주춧돌을 세운바 있는 김 명예회장은 백반증 환자 대상으로 'SST (Skin Seeding Technique)'라는 새로운 종류의 피부 이식술을 선보였다.
김 명예회장은 "피부외과 쪽 이식수술에 전념하다 보니 다양한 수술을 진행하게 됐다. 펀치(punch)를 이용한 백반증 치료법은 부작용이 많아 표피 이식술이 자리 잡으며 사실상 사장됐었는데 이를 활용해 다른 아이디어를 접목해 SST기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피부에 비해 색소가 없어지는 백반증의 치료는 광선, 레이져로 관리하다 차도가 없으면 피부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기존 수술법은 피부 조직에 물집을 만들어 뜯어내고 다른 곳에 표피를 붙이는 방법인데, 시술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물집에 부황을 하듯 음압을 거는 방식이라 환자 고통이 상당히 컸다.
따라서 소아가 백반증에 걸릴 경우, 치료할 수 없으며 병변이 진행된 성인이 돼서야 수술을 하기에 치료기간이 무척 길고 오래 걸렸다.
그러나 SST는 백반증 부위에 조그만한 구멍을 뚫고 거기에 정상 피부세포를 심는 것으로 피부라는 땅에 모내기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기에 수술도 빨리 끝나고 환자 고통이 최소화된다. 이런 이유에서 유아 백반증 환자도 빨리 수술할 수 있게 된 것.
김 명예회장은 "아이들이 백반증이 생길 경우, 미용상 문제를 떠나 고통을 겪는다. 어릴 때 빨리 치료해줄 방법을 고민하다 SST 치료법을 10년 전부터 개발해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ST는 지난 2017년 김 명예회장이 7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한 결과를 최초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으며 관련 논문이 2020년에 발표되며 용어가 처음으로 국제적 학술지에 공인됐다.
이 논문을 통해 punch 직경을 0.5mm로 줄였을 때 위아래를 바꾸어 심어도 효과에 차이가 없음을 증명하고 공식적으로 'SST'로 명명했다.
김 명예회장은 "SST가 백반증 치료에 혁신적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명문화된 근거가 없어서 보험 청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2019년 12월에는 복지부 고시가 개정되어 구체적으로 급여적용이 명문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SST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더 그 치료술을 발전시켜서 백반증 치료의 주요 옵션으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 피부과 치료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백반증과 쌍둥이 같은 '밀크커피 반점'도 GPT(Golden Parameter Therapy)라는 새로운 치료법을 통해 1세 미만 영유아 환자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대피연 허훈 회장은 "밀크커피 반점 치료의 전통적 방법은 그냥 피부를 태워 재생을 기다렸다. GPT는 저출력 에너지 방식의 치료법으로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성을 높여 아이들에게도 시술이 가능한 시술이다"고 소개했다.
1세 미만 유아 밀크커피색반점 치료는 레이저를 이용해 진행하게 되는데, 과거에는 고출력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비들을 사용해 피부에 심한 통증을 주는 경우가 많고, 또한 치료 후 딱지가 형성되어 신생아의 경우 레이저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GPT 시술법 개발로 난치성 색소성 질환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열린 것.
허 회장은 "신생아는 밀크커피색반점이 생기면 성장에 비례해 크기가 커지고 색소도 깊게 자리를 잡을 수 있어 가급적 빠른 시기에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피연 회원 수는 약 1,600명 정도로 1년에 두 차례 심포지엄과 지난해 11차례 온라인 세미나를 열어 회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
대피연 김지훈 수석부회장은 "대피연은 법정 필수 교육 사이트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피부과 회원들 민원을 들어주는 대피연119를 운영하며 심평원 실사, 법률 관련 문제, 보건소 행정처분 등 민원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며 "향후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면 회원 세미나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대한피부과의사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오창근 회장 참석해 "피부과 발전에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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